직원들 '해피'한 기업들만 모은 이색 ETF 나온 이유

입력 2022-02-28 14:14   수정 2022-02-28 14:15

미국에서 티커명 'HAPY'를 선점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왔다. 철자에서 P가 한 개 빠졌지만 행복(Happy)이 연상되는 티커다. 직원들 행복도와 업무 만족도를 주요 지표로 삼았다. 바람직한 사내문화가 결국 재무 성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 ETF의 강조 포인트다.

28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투자운용사 하버 캐피털은 지난 23일 뉴욕증시에 '하버 코퍼레이트 컬처 리더스'(Harbor Corporate Culture Leaders) ETF를 상장했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 업체 이레셔널 캐피털(Irrational Capital)에서 개발한 '휴먼 캐피털 팩터 언컨스트레인드'(Human Capital Factor Unconstrained) 인덱스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이 상품은 미 상장사 90여개로 구성됐다. 총보수는 0.5%다.

행복하고 의욕적인 직원이 회사와 투자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발상에 착안했다. 바람직한 사내문화가 직원들 사기를 높여 우수한 업무 성과를 올릴 수 있게 하고, 이는 곧 재무 성과로 증명된다는 논리다.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Dan Ariely) 이레셔널 캐피털 공동설립자는 "종종 사업가들은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하지만 정작 인적 자원은 회계에서 자산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인적 자원은 기업문화를 평가하고 투자하기 위한 객관적이고 강력한 잣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 ETF는 옳은 일을 하는 게 곧 돈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투자 옵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품 소개서에 따르면 직원의 만족도와 사업 펀더멘털(기초체력) 간 상관관계를 주장하기 위해 하버 캐피털은 이레셔널 캐피털의 방대한 설문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래셔널 캐피털은 인적 자원과 관련해 기업 2200여곳의 직원 응답 1000만여건을 보유했다. 하버 캐피털은 이를 토대로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인 대기업 가운데 인적 자원 부문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기업들을 자산구성내역(PDF)에 담았다.

이날 기준 소프트웨어 업종의 '로퍼 테크롤로지'와 유틸리티 업종의 'DTE 에너지', '애트모스 에너지', 필수 소비재 업종의 '킴벌리 클라크', '프록터 앤드 갬블' 등이 각각 1%대 비중으로 편입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핀터레스트, 메타 플랫폼스(옛 페이스북) 등 익숙한 기술 기업들도 1% 안팎의 비중으로 반영돼 있다.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은 1.98%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문화 같은 사회적 요인은 지속가능한 투자 분야에서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는 게 운용사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인 것 같다"며 "HAPY가 기존 미국 대형주 중심 투자자들 중에 사회적 요소를 더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보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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